푸아그라와 약주, 캐비어와 생막걸리.

파크하얏트 호텔리어의 아트페어링

파크하얏트 서울팀의 발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이미 업계에서 정평이 나있다. 페데리코 하인즈만(Federico Heinzmann) 총주방장은 특히 한국 조계종의 사찰 음식 장인인 선재 스님에게 사찰 음식을 배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들을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떤 계기로 사찰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또 선재 스님께 직접 음식을 전수받고, 실제로 파크하얏트 서울 메뉴에 어떠한 변화가 생겼는지도 궁금해요.

파크하얏트 서울의 F&B 팀은 사찰음식이 현재 저희가 먹는 한국 음식의 근간이라고 믿어요. 한국의 독특한 사찰 음식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죠. 자연의 섭리를 따른 제철 음식이고 건강에도 이롭다는 점이 우선 마음에 들었고요. 음식 전문가인 저희가 보기에도 믿기어려울 만큼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이 쉽게 간과되긴 하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음식과 문화에 오롯이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파크하얏트 셰프팀 모두 선재 스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음식을 대하는 요리사들의 자세, 역할, 소명에 대한 스님의 가르침에 모두가 큰 감명을 받았죠.

직접 솔잎을 발효하여 차를 담그고, 메주콩으로 발효해 본 경험이 있다고 들었어요. 고추장, 막장, 된장 같은 발효 식품도 만들어 볼 계획이 있나요?

네. 지속적인 시도를 하고 있어요. 식품 자체보다 발효의 전통을 잘 이해하고 몸소 체험해려는 목적이 더 커요. 한국의 음식 장인들이 집안 대대로 수십 년간 발효 음식을 만들어온 걸 감안할 때, 저희는 한참 멀었죠. 지금은 이런 전통 명가나 명인들이 서울에서 전통 음식이나 솜씨를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드리려고 노력할 따름이에요. 저희는 전통적인 스타일과 현대적인 스타일의 고추장, 된장과 같은 ‘장’이 공존하는 것 자체를 사랑하니까요.

지난해 반얀트리 호텔에서 개최된 ‘저희술 품평회’때 우연히 파크하얏트 서울 셰프팀을봤어요.  여러 종의 한국 술을 시음하고 시음하고 구매까지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특급 호텔 수장들이 전통주 품평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주변 재료로 술을 빚는 인간의 전통은 거의 천 년에 이를 거에요. 음식 문화를 이해하는 최상의 방법은 사람들이 맛과 재료, 그리고 만드는 기법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직접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음식 문화는 이 점에서 정말 흥미롭죠. 맛 뿐만 아니라 재료, 기법도 다양하고요. 파크하얏트 서울의 F&B 총괄 디렉터인 로만 칼다쇼브(Roman Kardashov)가 요리팀의 술과 음식 페어링을 돕기 시작했어요. 또 저희팀모두, 한반도에서 어떤 새로운 식재료를 구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현장 답사 중이고요. 이런 일 자체가 저희한텐 또 다른 즐거움이에요. 저희 팀원들에게도 어디를 가든 꼭 그 지역에서 나는 음식과 술을 먹어보라고 항상 권하는 편이죠.

푸아그라와 문희주의 페어링한 건 대단히 과감하고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언젠가 꼭 한번 맛보고 싶어요. 사람들 반응은 어땟나요?

외국인에게 ‘한국의 맛’이라는 건 기억 속에 저장된 맛이 아니니, 새로운 한국 술을 곁들인 것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취하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문희주는 저와 로만에게 그야말고 충격 그 자체였어요. 시음장에서 문희주를 한 모금 맛보고, 둘 다 동시에 ‘푸아그라’를 떠올렸죠.  프랑스 남부 지방이 원산지인 소테르네스 와인(Sauternes Wine)이 떠올랐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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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하인즈만, 총주방장 (왼쪽)과 로만 칼다쇼브, 식음료부 부장 (오른쪽)

저희술 품평회에 선정된 수많은 전통주 중에서 특별히 문희주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문희주 외에 페어링을 시도해보고 싶은 한국의 전통주가 있다면요?

문희주를 선택한 이유, 일단 독특한 맛이 일품이고, 어느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텍스쳐를 가지고있어서죠. 저희가 가장 선호하는 페어링이 프랑스 디저트 와인과 푸아그라 테린느인데, 문희주도 푸아그라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시도해봤어요.

문희주는 라벤더 꿀향, 허니듀 멜론향과 흰 꽃 향내가 느껴지는데다 놀랍게도 쌀로 만든 푸딩의 향도 가지고 있어요. 혀끝에서 느껴지는 감촉도 굉장히 부드럽고 풍미가 깊죠. 끝 맛은 감미롭고, 목 넘김은 달콤하면서 약간의 산미가 느껴져요. 향기를 맡을 때부터 마시고 난 다음까지 모든 과정에서 이런 디테일한 매력이 느껴지니까, 마찬가지로 섬세한 음식인 푸아그라 테린느와도 아주 잘 어울릴 수 밖에요. 정말 훌륭한 마리아주에요.

파크하얏트 서울 Lounge와 Timber House에서 한국 술을 곁들인 음식 메뉴 페어링을 계속해나갈 예정이에요. 지금도 끊임없은 새로운 마리아주를 시도해보고있고요. 생막걸리와 캐비어, 복분자와 디저트, 한국의 브랜디와 구운 고기의 결합은 새롭게 시도해본 것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죠. 파크하얏트 서울을 포함해 전 세계 파크하얏트 호텔이 그 지역 고유의 전통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나갈 겁니다.

직접 술 담그는 법을 배울 의향이 있나요?

제가 직접 해보진 않았지만,  저희 멤버 중 몇 명이 한국 전통주 담그는 것을 배웠어요. 다른 나라에서 한국 음식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 때, 한국술 하나 정도는 시현해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외국인 셰프들이 자기들 메뉴에 한국 술을 포함시키는 걸 보는 겁니다. 정말 기대돼요.

파크하얏트 주류 메뉴가 매우 인상적이에요. 우곡주, 강장 백세주, 고운달 등 한국의 일반 대중에게도 생소한 한국 전통주들이에요,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희는 끊임없이 새로운 조합을 시도해보고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생막걸리에 캐비어를 곁들이고, 복분자와 디저트를 함께 내가고, 한국의 브랜디와 구운 고기를 한 구성으로 묶는 건 저희가 한 여러 시도 중에 극히 일부죠. 파크하얏트 서울을 포함해 전세계 모든 파크하얏트 호텔들이 그 지역 고유의 전통(heritage)을 고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어요. 호텔이 위치한 지역과 사람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죠. 세계화로 전세계의 수많은 것들을 아낌없이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저희 모두 근간이 흔들리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한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저희는 한국 전통주가 한국 문화의 ‘풍부한 멋’을 느끼게하고 ‘진정으로 한국적인’ 경험을 하게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객들에게 한국의 전통주를 엄선하여 선보이려고 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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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비어와 샴페인, 또는 스파클링 막걸리 페어링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전통주의 가능성을 내다본다면요? 세계인에게 막걸리, 청주, 약주와 증류식 소주 등을 어떻게 소개할지도 궁금해요.

한국의 전통주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해요. 꼭 성공할 거라고 믿고요. 성공의 핵심 요소인 ‘독특한 맛’과 ‘고품질’, 이 두 가지를 한국의 전통주가 이미 갖고있기 때문이죠. 다만, 술과 음식의 크리에이티브한 페어링을 고객들들한테 어떻게 알리는가를 고민했을 때, 한국의 레스토랑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젊은 세대한테 제대로 어필하려면 바텐더의 역할도 간과해서는 안되죠. 바텐는 전 세계에 한국 술을 알리는 가이드라는 걸 염두에 두고 한국 전통주의 뿌리를 잊어선 안돼요. 또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통주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는 창조자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해내야할 겁니다.

주류 메뉴 중에 특히 오미자 증류주인 고운달이 있던데, 호텔 고객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고운달은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증류주 중에 하나예요. 어떠한 음식과도 곁들여도잘 어울리죠. 고객들에게 전세계 유명 주류와 어깨를 겨룰만한 대안으로 한국산 고운달을 권하기도 해요. 뭔가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외국인 방문객한테 고운달을 권하면 다들 만족하죠. 집에 가져갈 선물로 한 두 병씩 구매하는 고객들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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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오미자 브랜디 고운달.

한국와인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오미자 외에도 복분자, 딸기 등으로 만든 한국 와인이  300여종이나 된다고해요. 앞으로 하얏트호텔 서울에서 한국의 전통주 외에 어떤 새로운 한국산 와인들을 만나보게 될지 기대됩니다.

파크하얏트 서울 레스토랑 팀은 끊임없이 한국 음료를 시음해 보고, 새롱ㄴ 시도들을 해볼 거에요. 한국산 와인들을 식사 메뉴에 포함시킬 방안들도 계속 찾아볼 거고요. 우선적으로는 시그너쳐 메뉴에 새로운 술을 포함시켜볼 거에요. 고객들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렇게하면, 자연스럽게 시서도 끌 수 있고 궁금해하는 고객들과 새로운 술에 대한 대화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