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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로바인 (ProWein) 주류 박람회

글  이정란

2019년 3월 18일, 날은 흐리고 라인 강의 흙빛 물살은 굽이쳤다. 라인 강변에 위치한 뒤셀도르프는 아직도 겨울이었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박람회인 메디카(MEDICA)에 참가해왔기 때문에 나에게 독일 뒤셀도르프는 벌써 5년째 방문인 매우 익숙한 곳. 하지만 뒤셀도르프 메세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날씨 탓인지 적잖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너무나도 차분하고 조용한 주류 박람회였을 것이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독일 프로바인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대 최대 규모로 주류 박람회를 개최했다.

프로바인의 시초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뒤셀도르프에서 ProVins라는 이름하에 2월 23일과 24일 양일간 프랑스 와인을 중심으로 선보인 게 시작이었다. 한 개의 전시홀에서 독일,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콜롬비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총 9개 국가의 321개 벤더들이 와인과 스피릿을 선보였다. 당시 전시회 방문객은 고작 1,517명이었지만, 처음부터 엄격하게 B2B 박람회를 지향해온 덕분에 오늘날 세계 최대 주류 박람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Prowein19_MT8816 Mundus Vini Wine Tasting area

뒤셀도르프는 아이러니하게도 와인 생산지가 아닌 덕분에 주류업계에서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 점이 세계 최대 주류 박람회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동유럽과 서유럽,아프리카 등지로부터 지리적 접근이 용이한 중간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주류업계 관계자들의 참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프로바인 주최 측의 25주년 축하사를 보면 프랑스에 대한 애정이 강하게 묻어나는데, 감사의 표시로 프랑스 와인 생산지를 지역별로 상세히 소개한 소책자를 개최 전에 배포한 걸 보면, 독일과 프랑스 양국 간의 협력 관계가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세계적 주류 박람회들의 아시아 러시(Rush)

뒤셀도르프 메쎄는 2013년부터 매년 중국 상하이에서 프로바인 차이나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2016년에 싱가폴에서 제1회 프로바인 아시아를 개최한 후로 홍콩과 싱가폴에서 격년으로 개최하면서 동남아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영국 유명 주류 잡지 <디캔터(DeCanter)>도 프로바인 차이나 전시회 기간에 리츠 칼튼 상하이 호텔에서 ‘디캔터 상하이 파인 와인 인카운터(DeCanter Shanghai Fine Wine Encounter)’를 개최해 중국의 와인 애호가들을 쌍끌이 하는 중이다. 이쯤 되면 프로바인이 아시아 주류 시장 개척의 선봉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침 프로바인 뒤셀도르프 기간 동안, ‘디캔터 상하이 파인 와인 인카운터’ 행사를 총괄하는  <디캔터>의 베테랑 기자 마이클 댄톤(Michael Denton)을 프레스 센터에 서 우연히 만났다. 올해 말 <디캔터>에서 처음으로 증류주 특별부록 ‘Distilled by Decanter’를 발간한다고 하니,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려는 한국의 증류주 생산업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prowein19_MK9509_프로바인 포럼

작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와인 소비국가로 발돋움한 중국에서도 빈 엑스포 상하이(VINEXPO Shanghai)가 개최될 예정이다. VINEXPO는 중국 B2B 마켓 플레이스 강자인 알리바바(Alibaba)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019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상하이 세계 엑스포 센터(Shanghai World Expo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에서 중국 최초의 전시회를 개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처럼, 프로바인에 이어 빈 엑스포까지 2019년은 바야흐로 세계적인 주류 박람회들의 아시아 러시가 본격화되는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Clubbing Night at ProWein Same but Different 2019 2
From 17 – 19 March about 7,000 exhibitors from 60 Nations showcase their products in ten halls. This year ProWein celebrates its 25th anniversary.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약 7,000개 업체가 전시 부스에 참가하고, 130개국의 약 60,000명 주류업계 관련자가 방문한 2019 프로바인 뒤셀도르프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B2B 주류 박람회다. 최초의 박람회가 와인으로 시작한 덕에 여전히 프로바인으로 불리고 있지만, 이곳에선 와인 외에 새로운 주류도 맛볼 수 있다. 하나의 홀에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Same but Different’ 섹션에는 크래프트 맥주, 진, 럼, 위스키 등 현재 가장 핫한 마이크로 브루어리(micro-brewery)들의 술을 맛볼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들러보길 바란다.